햇살을 머금은 자작나무들
창밖으로 내리는 가을비를 바라보며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누군가의 따뜻한 마음이 그림이 되어 피어난다면, 어떤 모습일까요?
며칠 전, 저는 그 답을 찾았습니다. 롯데마트 송파점 2층, M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는 한 전시회에서요.
한 점, 한 점의 그림 앞에 서서 오래도록 바라보다 보니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그토록 선명한 색채 속에 감춰진 이야기가 궁금해져 작가님을 찾아뵈었죠.
"15년 전, 중환자실에서의 그 순간이 제 인생을 바꾸었어요." - 유혜용 작가
햇살을 머금은 자작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뻗어있는 그림 앞에 섰을 때, 저도 모르게 미소 짓게 되었습니다. 마치 하늘을 향해 찬양을 드리는 것 같은 하얀 나무들 사이로 붉은 노을이 쏟아지고 있었거든요.
밤하늘을 수놓는 불꽃놀이를 그린 작품은 보고 있으면 절로 가슴이 벅차올랐습니다. 작가님의 감사와 기쁨이 저절로 전해지는 듯했어요.

장미 그림 앞에서는 발걸음이 한참 멈췄습니다. 분홍빛 꽃잎마다 섬세하게 감겨있는 선들이 마치 생명력을 그대로 담아낸 듯했으니까요.

"그림을 그릴 때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아름다운 세상을 그릴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큰 축복인지 모르겠어요."
한양대 응용미술과를 졸업하시고 대한민국 청춘미술대전 대상, 미술대전 특선 등 화려한 수상 경력을 가진 작가님이지만, 그보다 더 빛나는 건 그분의 겸손한 미소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