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리유(Wang, Liyou)_붉은 연회석(RedBanquet) 110x80cm_Oil on Canvas_2025

왕리유(Wang, Liyou)_복숭아를 손에 들다_ Holding a peachi n my hand _ 150x100cm_Oil on Canvas_2025

[아트타임즈 엠] 현대사회의 욕망과 소비 문화를 날카롭게 포착해온 왕리유(Wang, Liyou) 작가가 ‘Seoul Artist Festival 현대미술가 50인전’에서 신작 회화들을 공개한다. 이번 전시는 11월 30일까지 엠아트센터 9전시관에서 열리며, BISUNJAE Gallery가 주최·주관한다.

왕리유(Wang, Liyou)의 작품은 강렬한 붉은 색면과 사실적인 인체 묘사로 잘 알려져 있다. 화려한 물질문화와 욕망의 상징을 화면 중심에 배치하면서도, 감정의 이면에 자리한 긴장과 불안을 정교하게 드러낸다. 작가가 선택한 소재들은 모두 소비사회의 풍요를 암시하지만, 그 배치와 시선은 결코 단순한 찬미가 아니라 ‘현대인의 욕망이 어디에서 비롯되고 어떻게 소비되는지’를 질문하는 방식으로 구성된다.

이번 전시의 대표작 중 하나인 **<Holding a peach in my hand>**에서는 복숭아를 쥔 인물의 손끝에 미묘한 긴장감이 서려 있다. 생생한 과육의 색감은 유혹과 탐닉의 이미지를 불러오지만, 인물의 표정 없는 손동작은 그 감정의 기원을 되묻게 만든다. 욕망의 대상이자 상징인 복숭아는 이 작품에서 개인의 감정과 사회적 욕망이 교차하는 은유적 장치가 된다.

또 다른 작품에서는 촛불, 와인잔, 과일 등 쾌락의 기호들이 붉은 천 위에 차려져 있으나, 그 위에 놓인 높은 굽의 구두는 장면을 일순간 불편한 정적으로 전환시킨다. 화려함 속에 숨어 있는 공허함, 넘치는 소비 뒤에 남겨진 침묵을 시각적으로 환기하는 구성이다. 왕리유는 이러한 대비를 통해 물질적 풍요가 감정의 진실을 오히려 가리고 있는 현실을 드러낸다.

왕리유의 회화들은 지나치게 세련된 이미지와 정확한 묘사로 구성되어 있지만, 그 안에는 소비·권력·욕정의 관계를 향한 비판적 질문이 흐른다. 사진같은 사실성과 상징적 구도가 결합된 장면들은 ‘소비되는 인간’이라는 현대적 문제를 회화 언어로 재해석한 결과물이다. 관람객은 시각적으로는 매혹적이지만, 감정적으로는 불편한 균열을 마주하게 된다.


이번 전시가 포함된 ‘Seoul Artist Festival 현대미술가 50인전’은 국내외 50명의 작가가 동시 참여하는 대규모 기획전으로, 11월 한 달 동안 서울 엠아트센터에서 진행된다. 다양한 예술적 관점이 한 공간에 모여 contemporary art의 현재 지형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로 기대를 모은다.

전시관람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이며, 작품구입도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