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이교준_Untitled23-07 _ 162 x 130cm_Acrylic on whitelinen canvas_2023

[아트타임즈 엠]

회화가 가진 가장 본질적인 문제, 즉 **‘평면의 한계를 어떻게 새롭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흥미로운 시도를 이어온 이교준 작가가 오는 11월, Seoul Artist Festival 현대미술가 50인전에서 신작을 공개한다. 엠아트센터 8전시관에서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BISUNJAE Gallery가 주최·주관하며, 관람객은 저녁 8시까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이교준의 최근 작업은 우연한 사건에서 출발했다. 주문과 달리 매우 성긴 짜임의 천이 도착하면서 뒤가 비치는 현상이 발생했고, 작가는 이를 단순한 결함이 아닌 시선의 왕복 운동을 유도하는 장치로 해석했다. 화면 속 격자와 단색의 여백, 바탕으로부터 은은히 드러나는 그림자 구조는 표면을 하나의 ‘면’으로 고정시키지 않고, 관람자의 시선을 천 뒤로, 다시 앞으로 되돌아가게 만든다.

작품에 사용된 노란색과 연두색 선, 균일하게 뚫린 작은 사각형들은 평면을 구성하는 기호이자, 동시에 천 너머 공간을 암시하는 일종의 ‘창’ 역할을 한다. 극도로 절제된 색채와 미세한 톤의 변화는 평면의 깊이를 구성하며, 전시장 전체에 리듬을 만들어낸다. 이러한 대비와 반복은 관람자가 작품 사이를 이동하면서 각 화면의 구조적 흐름과 잔상의 층위를 자연스럽게 경험하도록 한다.

21일 방문한 삼성 퇴직 임원들이 작품 설명을 듣고 있다. 자료제공: 엠아트센터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작품군은 단순한 미니멀리즘이나 기하학적 조형을 넘어서, 회화의 본질적 조건을 다시 질문하게 만드는 실험적 시도다. 표면과 이면, 선명함과 흐릿함, 구조와 틈새가 얽히며 관람자에게 새로운 시각적 경험을 제공한다.

엠아트센터 관장 최미화는 “이교준 작가의 작품은 평면 회화의 경계를 사유하도록 이끄는 동시에, 관람자가 스스로 시선과 공간을 탐색하게 만드는 경험을 제공한다”며, 이번 전시가 지닌 의미를 강조했다.

엠아트센터 8전시관에서 11월 3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관람객이 작품 앞에서 시선과 공간, 표면과 이면의 관계를 직접 체험하며 회화적 사유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