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삼성 퇴직임원들이 방문하여 최명영작가의 작품설명을 듣고 있다. 자료제공: 엠아트센터
작가 최명영_Conditional Planes 22-510 _ 162.2 x 130.3cm_Oil on canvas_2022
[아트타임즈 엠]
엠아트센터 1전시관에서 11월 30일까지 열리는 Seoul Artist Festival 현대미술가 50인전에서는 한국 현대미술의 굵직한 흐름을 이끌어 온 **최명영 작가의 작품 세계**를 만날 수 있다. 이번 전시는 BISUNJAE Gallery가 주최·주관하며, 관람객은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작품을 감상할 수 있다.
최명영 작가는 오랜 세월 동안 ‘회화란 무엇인가’라는 근본적 질문을 탐구하며, 반복과 시간, 그리고 존재의 흔적을 평면 위에 차분히 쌓아왔다. ‘오리진(Origin)’과 ‘한국아방가르드’ 그룹에서 활동하며 동시대 미술 속에서 철학적 사유를 지속해 온 그는, 손가락, 롤러, 송곳 등 다양한 도구를 활용해 반복적인 터치를 남기고, 표면을 긁고 덧입히며, 다시 지우는 촉각적 **팔림프세스트(palimpsest)**의 형식을 구현한다. 이는 단순한 색면 제작이 아니라, 시간의 층위를 쌓아 올리는 일종의 명상적 행위다.
이번 전시의 주제인 **‘Becoming(비커밍)’**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존재와 정체성’을 상징하며, 작가는 색과 질감의 중첩을 통해 생성과 소멸, 기억과 현재가 교차하는 시공간을 만들어낸다. 흰색, 붉은색, 푸른색 화면은 단순한 색의 선택을 넘어, 존재가 변화하는 과정 자체를 시각화한 시간의 흔적이다. 가까이 다가가면 거칠게 일어난 붓결 사이로 이전 층위가 비치며, 세월이 겹겹이 새겨진 벽면을 마주하는 듯한 감각을 준다. 대표작 〈Conditional Planes 17-41〉, 〈Conditional Planes 20-405〉, 〈Conditional Planes 22-510〉에서는 이러한 반복과 층위가 극명하게 드러난다.
작가 최명영_Conditional Planes 20-405 _ 194x162cm_Acrylic on canvas_202
관람객들이 장낙순 회장이 전하는 최명영작가의 작품세계를 경청하고 있다. 자료제공: 엠아트센터
동양의 내면적 수행과 서구 미니멀리즘의 형식미를 동시에 담은 그의 회화는, 카타르라는 다층적 공간 속 전통과 첨단, 이슬람과 세계화의 경계를 시각적으로 번역하는 언어가 된다. 이번 전시는 단순히 한 작가의 개인전을 넘어, 동서양의 예술이 ‘시간’이라는 매개를 통해 대화하고 공존하는 장(場)을 제공한다. 관객은 작품 앞에서 물질의 층을 넘어, 그 안에 흐르는 보이지 않는 시간의 결을 체험하며, 한 번의 행위가 아닌 수많은 반복으로 완성된 존재의 울림을 느끼게 된다.
BISUNJAE Gallery 장낙순 회장은 “최명영 작가의 회화는 단순히 보는 경험을 넘어 관람자가 시간을 체감하게 하며, 화면 위 반복과 층위를 통해 존재와 사유, 기억과 현재가 교차하는 특별한 체험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 회화가 지닌 철학적 깊이를 생생히 전달하는 의미 있는 장”이라고 강조하며, 관람객이 화면 앞에서 마주하는 고요 속 깊은 울림이 곧 삶의 흔적과 사유의 결을 담아내는 순간임을 전했다.
엠아트센터 1전시관에서 11월 3일부터 30일까지 진행되는 이번 전시는, 최명영 작가의 팔림프세스트적 회화가 보여주는 시간의 층위와 존재의 변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