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go, Li_And We Will Be Happy _ 160x107cm_2023

Ugo, Li_Marguerite & Roses _ 131.5×87.5cm_2024

회화의 본질을 ‘취향(taste)’이라는 감각적 언어로 풀어내는 우고 리(Ugo, Li)가 11월 3일부터 30일까지 엠아트센터 8전시관에서 열리는 **‘Seoul Artist Festival 현대미술가 50인전’**에 참여한다. 비선재 갤러리가 주최·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국내외 작가 50인의 작품을 통해 한국 현대미술의 흐름을 넓게 조망하는 자리다.

우고 리의 회화는 사물의 외형을 묘사하는 데 머물지 않는다. 그의 화면에 등장하는 접시, 꽃, 병, 도자기, 과일 등은 일상의 사소한 대상이면서 동시에 작가의 취향과 의도가 구축한 하나의 미적 언어이다. 색채와 사물의 배열, 화면을 채우거나 비워두는 방식은 감각적 선택이자 ‘의도의 총체’이며, 작가가 말하는 회화의 정신이 그 안에 자리한다.

강렬한 빨강과 깊은 파랑은 충돌 대신 대화를 시도하듯 서로를 감싸고, 사물의 위치나 형태는 우연처럼 보이지만 일정한 리듬을 따라 배치되어 있다. 이러한 장면들은 우고 리가 지닌 유머 감각과 회화적 직관을 은근하게 드러내며, 화면에 등장하는 오브제들이 단순한 정물이 아니라 취향의 정서가 응축된 상징적 장치임을 보여준다.

관람객들이 우고리 작품을 관람하고 있다_ 엠아트센터 전시장 전경

이번 전시에는 〈Lobster 87〉(2024), 〈And We Will Be Happy〉(2023), 〈Marguerite & Roses〉(2024) 등 다양한 신작이 함께 선보인다. 작품 속 식탁과 꽃병, 사물이 이루는 조용한 균형은 일상의 시간 속에서 피어나는 미적 순간을 포착하고, 색면과 여백은 관람객의 시선을 머무르게 하며 사유의 결을 확장한다.

우고 리는 작품노트에서 “회화의 비밀은 붓질이 아니라 마음”이라고 적었다. 그의 말처럼, 화면을 채우는 강렬한 색채와 즉흥적 필치는 단순한 표현의 결과가 아니라 작가의 내면적 감정과 취향이 발현된 흔적에 가깝다. 현실을 기록하는 기계적 매체와 달리 회화가 지닌 해석의 자유는, 우고 리의 작업에서 일상의 사물이 다른 정서적 층위로 전환되는 방식으로 나타난다.

‘Seoul Artist Festival 현대미술가 50인전’은 작가 개인의 미적 감각을 드러내는 동시에, 현대미술이 지닌 감정적 역학과 표현 방식의 다양성을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