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욱 작가 _ Karma _ 100x92cm_2025
[아트 타임즈 엠]
한국 현대미술에서 달항아리를 매개로 한 깊이 있는 사유로 주목받는 최영욱 작가가 오는 11월, Seoul Artist Festival 현대미술가 50인전을 통해 신작을 선보이고있다. 엠아트센터 관장 최미화는 “최영욱 작가의 달항아리 연작은 단순한 형상의 재현을 넘어, 동양적 사유와 인간 내면의 섬세한 감정을 회화적으로 전달한다”며 전시의 의미를 강조했다.
최영욱 작가는 오랜 시간 달항아리라는 하나의 형상에 천착하며 인간 존재의 불완전함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아름다움을 탐구해왔다. 대표 연작인〈KARMA〉시리즈에서는 완벽한 대칭이나 매끈한 표면 대신, 미세한 비대칭과 얼룩, 은은하게 번지는 색의 입자를 통해 존재의 결점을 부드럽게 드러낸다. 그는 캔버스 위에 젯소와 백색 안료를 수십 차례 쌓고 반복적인 사포질을 더하는 수행적 제작 과정을 거쳐, 화면 속에 내면을 정화하는 호흡과 단색화의 미학적 흐름을 담아낸다. 세필로 그려진 ‘빙열(氷裂)’의 선들은 단순한 도자기 균열 모사가 아니라, 사람과 사람, 시간과 기억을 연결하는 관계의 선으로 화면 속에 스며든다.
21일 엠아트센터를 방문한 삼성 퇴직 임직원들이 최영욱의 달항아리 작품을 관람하고있다.
작품 속 달항아리들은 은은한 빛을 머금은 색조로 화면을 가득 채우면서도 여백과 침묵을 남겨 관람자에게 사유의 공간을 제공한다. 최미화 관장은 “최영욱의 작품 앞에서 관람자는 달항아리를 보는 동시에 시간과 기억, 인간 관계의 층위를 함께 체감하게 된다”며, 이번 전시가 제공하는 고요한 미적 경험을 강조했다.
이번 전시는 달항아리를 매개로 ‘비움의 미학’과 ‘존재의 충만’이라는 동양적 사유를 회화적으로 구현하는 최영욱 작가의 작업을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기회다. 서로 다른 질감과 농담을 가진 작품들이 통일된 정서로 연결되며 공간 속에 잔잔한 리듬을 만들어내는 가운데, 관람객은 화면 속 색의 입자와 균열의 선을 통해 자신만의 내면적 경험을 비추는 ‘그릇’을 마주하게 된다.
엠아트센터 8전시관에서 펼쳐지는 이번 전시는 11월 30일까지 진행되며, 현대미술 속 한국적 사유와 달항아리의 깊이를 조용히 음미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