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복 wol bok_ 자유 (freedom) _90*75 cm _Material conte&water color Igwol_bok
일상의 기억과 감정을 섬세한 회화 언어로 풀어내는 이일섭(LEE, IL SEOB)작가의 개인전 《월복의 검은 정원》을 2025년 12월 31일부터 2026년 1월 18일까지 엠아트센터 9전시관에서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작가가 오랜 시간 탐구해 온 ‘검은 색’과 관계의 서사를 중심으로, 관람자 각자가 자신의 감정에 잠시 머무를 수 있는 사유의 공간을 제안한다.
월복작가의 작업에서 검은 색은 불안이나 부정을 상징하지 않는다. 오히려 모든 색을 단단히 받쳐주는 안정의 토대이자 감정이 가라앉아 머물 수 있는 고요한 바탕이다. 《월복의 검은 정원》은 강렬한 메시지를 앞세우기보다, 검은 색이 지닌 깊이와 침잠의 힘을 통해 관람자가 스스로의 감정과 속도를 돌아보도록 이끈다.
‘월복’이라는 작가명은 어머니의 이름에서 출발했다. 이는 혼자 완성되는 정체성이 아니라, 곁에 있는 존재들과 함께 성장하고자 하는 작가의 태도를 담고 있다. 작품 속에 등장하는 고양이와 식물, 기억의 상징들은 작가의 삶 가까이에 놓인 존재들이며, 내면의 정원처럼 조용히 가꾸어 온 감정의 풍경을 형성한다. 개인적인 기억에서 비롯된 이미지들은 관람자에게 열려 있는 상징으로 남아 각자의 경험과 감정을 투영할 수 있는 여백을 만든다.
거친 콘테 선과 대비감 있는 색채는 다듬어지지 않은 감정의 결을 솔직하게 드러낸다. 잘 그리려는 욕심보다 즐거운 상태에서 자연스럽게 이어진 선들은 낙서처럼 자유롭고, 그래서 더욱 진실한 감정의 흔적으로 남는다. 이번 전시는 완성된 결과물을 보여주기보다, 감정에 머무르는 한 작가의 태도와 시간을 기록하는 자리로 읽힌다.
월복작가가 엠아트센터 전시장에 작품 디스플레이를 하고 있다. 자료제공: 엠아트센터
월복 작가는 청강문화산업대학교 만화창작과를 전공했으며, 교원자격증(실기교사)을 취득했다. 어린이 및 청소년 대상 미술강사로 활동한 바 있으며, 출판 일러스트, 모바일 앱 그래픽, 이모티콘·캐릭터 디자인 등 시각 콘텐츠 전반을 아우르는 디자인 회사에서 10년 이상 실무 경력을 쌓아왔다. 이러한 상업 디자인과 교육 현장의 경험은 그의 작업에 서사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부여한다.
국내외 페어 및 전시를 통해 활발히 활동 중인 월복작가는 방콕일러스트레이션페어(태국), 핸드메이드 인 재팬(도쿄)을 비롯해 서울·부산 일러스트페어, 디자인아트페어 DAF 등 다수의 아트·일러스트 페어에 참여해왔다. 2024년에는 단비갤러리에서 개인전〈우리의 날들이 주홍같을지라도〉를 개최하며 본격적인 작가 세계를 선보인 바 있다.
엠아트센터 관계자는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자가 각자의 ‘검은 정원’을 마주하며, 잠시 멈춰 서서 자신만의 감정과 쉼을 발견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