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작가 **T.A.K.**은 회화를 통해 기억과 결핍, 관계에서 비롯된 상처를 마주하고 그것을 시각화하는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회화라는 매체를 단순한 표현의 수단을 넘어 정서적 치유와 내면 탐구의 도구로 삼으며, 독창적인 재료 활용과 물성 탐구를 통해 자신만의 시각 언어를 구축해왔다.

‘캔버스는 피부다’ – 감각적 회화의 확장

T.A.K.의 작업은 캔버스를 단순한 평면이 아닌 살결처럼 느껴지는 감각적 존재로 다룬다는 점에서 두드러진다. 그는 반복적으로 물감을 문지르고 긁고 닦아내며, 마치 상처를 어루만지듯 화면을 완성한다. 이 물리적인 행위는 그 자체로 정신적 치유의 퍼포먼스이며, 감상자에게도 미묘한 감정의 층위를 체험하게 한다.

세 가지 주요 시리즈 – 감정의 지형을 구축하다

Titled 시리즈

이 시리즈는 존재와 정체성에 대한 질문에서 출발한다. 작가는 세상 모든 존재가 ‘이름’을 가질 권리가 있다는 철학을 바탕으로, 선과 경계를 이용해 화면을 구성한다. 유화 물감과 흑연을 혼합하여 사용하며, 질감의 구축과 해체를 반복하는 과정은 기억과 존재의 흔적을 시각화하는 방법이다.

VANISH 시리즈

빛과 어둠의 대비를 활용한 VANISH 시리즈는 시각적 환영과 감정의 충돌을 동시에 담아낸다. 물감이 겹겹이 쌓인 화면은 한 방향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시점에 따라 형태와 깊이가 달라진다. 이는 내면의 불확실성과 현실의 다층성을 반영하며, 감상자에게 환영과 실재 사이의 경계를 질문하게 만든다.

ASHES 시리즈

카본 가루와 깊은 흑색의 물질성을 이용해 상실과 공허, 그리고 내면의 침묵을 표현한 시리즈다. 재료는 단순한 색채나 질감의 요소를 넘어, 감정의 잔해이자 철학적 상징으로 작동한다. 화면에 남은 흔적과 텅 빈 여백은 잊혀진 감정의 화석이자,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로 읽힌다.

작업 철학 – 감정과 물질 사이에서

T.A.K.의 작품은 시각적인 미감을 넘어서 심리적 깊이와 철학적 사유를 전제로 한다. 그는 재료를 물리적 요소로만 보지 않고, 감정의 매개체로 활용한다. 흑연, 카본, 금속성 입자 등은 그의 내면 상태와 호흡하며, 보는 이로 하여금 감각적이면서도 사유적인 몰입을 유도한다.

그의 회화는 단지 '보는 것'을 넘어서 **감정의 층을 '느끼는 것'**에 가깝다. 작품 속 반복된 붓질과 긁힌 흔적, 지워진 색채는 모두 말로 표현되지 못한 감정과 기억의 언어이며, 그 언어는 관객의 감정과 맞닿을 때 비로소 완성된다.

문의

전시이력

개인전 : 총 9회, 2022년과 2021년에 서울과 광주에서 전시

단체전 : 총 43회, 2023년 전시 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