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려움을 모르는 용기 I _ 73x90cm_Acrylic on Canvas_2022
 
(서울=아트타임즈 엠)
초가을의 부드러운 햇살 아래, 엠아트센터 8E 전시관이 따뜻한 녹색의 정원으로 물들었다. 10월 19일부터 31일까지 열리는 김이옥 작가의 개인전 《사라지는 모든 순간들에게》가 관람객들을 일상의 평온한 풍경으로 초대한다. 이번 전시는 Gallery OKUNST가 주최·주관하며, 관람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무료로 공개된다.
김이옥 작가의 작품은 도시의 소음과 경쟁 속에서도 잔잔한 평온을 잃지 않는 자연의 순간들을 담아낸다. 전시장에 들어서면 마치 ‘기억 속의 정원’을 거니는 듯한 감각을 느낄 수 있다. 꽃과 풀, 토끼, 그리고 사색에 잠긴 인물들이 등장하는 화면은 일상의 단면을 따뜻한 시선으로 포착하며,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라져가는 존재들에 대한 애정을 드러낸다.
사유 III _73x90cm_Acrylic on Canvas_2019
 
산책 - 무인카페 _ 30x30cm_Acrylic on canvas_2023
 
대표작 〈사유〉, 〈두려움을 모르는 용기〉, 〈호기심〉, 〈산책〉 등은 자연과 인간의 감정이 교차하는 장면을 화폭에 담고 있다. 붉은 칸나꽃, 보랏빛 나팔꽃, 초록의 잎사귀가 어우러진 풍경은 강렬한 색채 대비 속에서도 조용한 온기를 전한다. 작가가 일상 속에서 발견한 ‘평온함과 위로의 감정’이 그대로 투영된 결과다.
작가노트에서 김이옥은 “매일 반복되는 반려견과의 산책길은 수행 같은 시간이었다”며, “그 길 위의 모든 것들이 지친 마음을 다독이는 위로가 되었다”고 밝혔다. 그녀에게 사라지는 모든 순간은 결코 사라지지 않는 기억이며, 그것이 다시 생명력 있는 색채로 되살아나 작품이 되었다.
특히 작품 〈산책〉 시리즈와 〈다시 피는 꽃〉, 〈마음이 흩어짐〉 등에서는 계절의 변화 속에서 피고 지는 식물들의 생명력과 인간의 감정이 교감한다. 작가는 “짧지만 강렬한 생명력은 나의 불안을 긍정의 에너지로 바꾸었다”고 전하며, 그 안에 삶의 소중한 의미를 담았다.
이번 전시는 김이옥 작가가 오랜 시간 이어온 ‘일상의 사유’를 시각화한 결과물이다. 거창한 주제가 아닌, 작고 사소한 순간들을 통해 관객에게 위로와 공감을 전한다. 그녀의 말처럼, “흘려보냈던 시간들이 가장 아름다운 영감으로 되살아났다.”
자화상 _ 40x53cm_Acrylic on Canvas_2021
 
▶작가 소개
김이옥 (Kim, Yi Ok)
김이옥 작가는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카셀대학교 미술대학 조형예술학과(Prof. Dorothe von Windheim, Prof. Barbara Hammann)에서 수학했다.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회화와 설치를 중심으로 활동해왔으며, 일상의 사색과 인간 내면의 정서를 탐구하는 작품 세계를 구축해왔다.
그녀는 2003년 독일 카셀미술대학에서의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2013년 강동경희대병원 갤러리마음, 2018년 평갤러리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이번 엠아트센터 전시는 2025년 신작을 포함한 20여 점의 근작을 공개하며, 작가의 일상적 시선이 어떻게 예술적 언어로 확장되는지를 보여준다.